- 서울대 보건대학원 <생활화학물질 위해성 국민 인식조사> 결과 요약(1)
2018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국민 인식조사 개요 |
- 조사대상 :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65세 미만 성인 남녀(최종 1,541명) - 조사기간 : 18. 1. 29. ∼ 2. 13. (2주간) - 조사방법 : 구조화된 질문지를 통한 대인면접조사 - 조사내용 : 생활화학물질 이용 실태, 위험 인식 및 태도, 생활화학물질 관련 위기상황 속 감정 및 정보 경험, 이들 물질의 사회적 관리수준에 대한 긍/부정 평가 등 총 122문항 - 조사기관 : 한국갤럽조사연구소 - 설 명 회 : 2018년 4월 18일 13시 서울대 보건대학원 221동 103호 |
1. 생활화학물질 위험인식
환경 및 생활 화학물질 노출 시 위험 발생 가능성과 피해 심각성에 대해 5점 척도(5=매우 높다; 4=높다)로 측정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발생 가능성이 높고(환경화학물질: 62.7%, 생활화학물질:53.5%), 그 피해의 심각성 또한 높은 것으로 보고 있었다(환경:75.1%, 생활:72.4%).
이들 생활/환경 화학물질 위험 모두 위험 발생 가능성을 높게 본 응답자가 신종감염병보다 많았고 특히, 환경화학물질의 위험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한 응답자는 사회적 재난(62.6%)보다도 많았고 자연재해(67.1%)보다는 적었다(그림 1).
그림 1 인지된 위험 발생 가능성
피해 심각성 측면에서는 생활화학물질 안전사고는 자연재해(79.5%), 사회적 재난(77.7%), 신종감염병(74.4%)보다 적은 응답자가 그 심각성을 높게 보고 있었다. 그러나, 환경화학물질의 경우, 신종감염병보다 노출 위험이 초래할 피해 심각성을 인식하는 응답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그림 2 인지된 위험 발생 시 피해 결과의 심각성
또한 생활화학물질에 대한 위험태도와 관련, “화학물질이나 화학제품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하는 기피행동이 54.3%, “화학물질과 화학물질로 인한 위험이 너무 두려워서 그것을 떠올리기조차 싫다”는 극도의 두려움 표시가 40.7%에 달했다. 심지어, “생활용품이나 음식에 화학물질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식은땀이 나거나 호흡이 가빠지는 등 신체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 또한 24.8%에 달했다 (그림 3).
그림 3 화학물질과 화학물질로 인해 생길 위험에 대한 태도
특히 세 영역 모두 “그렇다” 혹은 “매우 그렇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15.4%에 달해 ‘케모포비아’가 언론이 만들어낸 조어 수준을 넘어 하나의 실체적 심리 현상으로 존재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동시에 향후 보다 구체적인 행동 변수의 개발을 통해 이 심리현상의 실체와 그 작동 요인에 대한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 위험인식과 편익인식에 따른 소비자 반응의 차이
생활화학물질의 편익 인식은 ‘화학물질의 사용은 건강에 해로운 점도 있지만 이로운 점이 더 많다’는 문항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위험 대비 편익의 경우 크다(53.9%)가 작다(14.8%)보다 높게 나타나 전반적으로 생활화학물질의 위험 대비 편익이 큰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응답자들의 위험인식과 편익 인식을 토대로 군집분석을 실시한 결과, 저위험 고편익(38.4%), 저위험 저편익(33.2%), 고위험 고편익(15.5%), 고위험 저편익(12.9%)의 4개 집단의 존재를 확인하였는데 이들 네 집단은 생활화학물질 이용에 대해 각기 다른 특성을 보였다.
다수 그룹인 ‘저위험 고편익’ 집단과 ‘저위험 저편익’ 집단 모두 안전수칙을 따른다는 비율이 가장 적었으며, 그 중 ‘저위험 저편익’ 집단은 화학물질 관리와 관련한 정책 리터러시(혹은 정책 인지도) 수준이 다른 세 집단에 비해 낮았다. 이에 반해, 고위험 집단은 인지된 편익의 높고 낮음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보였는데 고위험 고편익 집단은 극도의 두려움, 기피행동, 신체 증상 경험으로 감지되는 극단적 반응양상을 더 많이 보였고 고위험 저편익 집단은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4).
그림 4 위험/편익 인식 집단별 특징
2. 생활화학물질의 이용 실태
생활화학제품은 “일상생활 중에” “욕실, 바닥 또는 표면 살균소독제 / 살충제 또는 제초제 / 표백제 또는 세탁세제”를 얼마나 자주 “직접” 사용하는지를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66%가 생활화학제품을 ‘주 1-2회 이상’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여성이면서 40-50대, 고졸 학력자의 생활화학제품 이용 빈도가 높았다.
◎ 사용지침을 ‘항상’ 따르는 경우는 1.0%에 불과
생활화학제품에 표기된 안전정보를 ‘읽고’, ‘따르는 것’으로 권고된 안전 행동의 경우, 응답자 열 명 중 세 명만이 ‘대부분’ 혹은 ‘항상 따른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유럽 조사 71%에 비하여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특히, 항상 따르는 사람들은 불과 1.0%로, 유럽 지역 조사 36%에 비하여 턱없이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5)
그림 5 화학물질 제품 사용 시 사용 및 안전 지침을 읽고 따르는 행위 (한국과 EU 비교)
특히 문제의 소지가 있는 그룹, 즉 이용 빈도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주의 행동을 잘 하지 않는 그룹은 여성이면서 40-50 연령대, 고졸 이하의 학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또, 주의행동을 하는 것이 생활화학제품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주의행동 효과 신념과 자기 효능감이 낮을 경우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3. 정부 대응에 대한 반응
살충제 검출 계란 파동에 대한 정부 당국 및 사회적 관리 수준에 대한 평가는 보통이다(39.0%), 미흡하다(32.5%), 잘했다(28.5%)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생활화학물질 위험 일반에 대한 관리 주체(정부, 산업, 전문가, 언론, 시민단체)의 역할 중요도를 묻는 질문에는 정부가 1순위(61.6%)였으나 신뢰도는 시민단체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6).
그림 6 생활화학제품 위험으로 인한 문제 해결을 위한 기관 중요도와 신뢰도
◎ 국민 절반, 정부의 생활화학물질 규제감독 강화 요구
“생활화학제품 관리 정책 중 정부가 가장 주력해야 할 것”을 묻는 질문에는 51.6%는 규제·감독의 강화를 요구했으며, 관리체계 구축과 정비(24.2%), 기업의 역할 확대(9.3%), 연구 개발 확대(7.5%), 위험정보 소통 강화의(7.3%) 순으로 답하였다.
◎ 생활화학제품 안전성 확보에 대한 지지
생활화학제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소비세 지불에 대한 긍정 응답은 32%였으며, 비싸더라도 안전성이 보장된 생활화학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응답은 4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추가 금액을 지불하더라도 안전한 화학제품을 소비하겠는 것으로, 안전한 생활화학제품을 위해 일괄적인 소비세 추가 부담보다는 개개인의 선택에 따라 제품 구입비를 추가적으로 지불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서울대 보건대학원 <생활화학물질 위해성 국민 인식조사> 결과 요약(2) -
: ‘피해 경험’도 국민 위험인식에 영향…감정 빈도는 분노> 놀람> 두려움 순
살충제 검출 계란 사태를 통해 분노, 놀람, 두려움이 전체 경험 감정 중 80%를 차지했다.
Nvivo10 소프트웨어를 활용, 개방형 설문 응답에 대해 감정별로 다빈도 단어를 목록화한 결과, 분노는 계란에 대한 “믿음”, “안전”의 파괴, ‘이윤“ 추구를 위한 기업의 ”장난“, ”아이들“에게 ”해로운“ 등의 다빈도 단어들이 확인되었다. 또, “즐겨먹는” 음식에서 “검출”된 “해로운”, “독극물”에 대한 놀라움과, “즐겨먹는” 음식의 “해로운” “유독성”이 “건강”에 미칠 “영향” 등에 따른 두려움이 감지되었다(그림1).
그림 1 개별 감정(분노, 놀라움, 두려움) 표현 문장들의 다빈도어
본 조사는 이와 같은 감정들의 종류를 확인하는 것에서 나아가 이런 정서 반응을 촉발하는 15개 요인들(아이들에 미치는 영향, 기업 불신, 지연효과 등)에 대해 응답자들의 인식을 함께 측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러한 응답 결과와 개인의 위험 인식과의 관계를 탐색적 요인분석(exploratory factor analysis)을 통해 살펴본 결과, 신뢰 상실, 피해 경험, 비자발/통제불능의 세 요인이 살충제 검출 계란에 대한 위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주 요인으로 파악되었다.
이 중에서 기업에 대한 불신, 아이들에 미치는 영향, 지연효과, 인위성 등으로 묶여지는 ‘신뢰상실’ 요인이 가장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먹거리를 생산, 판매하는 기업에 대한 불신, 어린 세대를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약속 방기, 지금은 괜찮아 보여도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인간의 활동이 개입되어 생긴 인적 재난 성격의 문제라는 부정적 판단 등이 신뢰 상실로 대변되고 이것이 분노를 비롯한 부정적 정서 작용에 이어져 살충제 검출 계란에 대한 위험인식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하는 것이다(그림2).
그림 2 감정촉발 요인군별 평균 점수(5점 만점)
◎ 살충제 검출 계란 사태 당시의 정보 경험
응답자들은 60.2%가 당시 위험 정보에 자주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정보를 직접 탐색한 경우는 26.7%에 불과했다. 또한 정보가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응답이 20.2%에 달했고,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얻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한 사람이 19.7%에 달했다(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얻었다는 응답의 경우 35%에 불과).
관심 정보의 유형에 대한 질문에는 △살충제 성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72.9%), △살충제 검출 계란 브랜드(47.5%), △살충제 성분명(35.5%), △대처행동 요령(22.9%), △계란 시장가격 변동(19.9%)의 순으로 나타났다(그림 3).
그림 3 살충제 검출 계란 사태 관련 관심정보 순위
◎ 응답자 97.3% “계란 파동 이후, 일상의 변화 경험”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응답자의 97.3%가 일상변화를 경험했으며, 대부분 4개월 이내에 일상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파동 이후 60.1%의 응답자는 계란 구매 시 살충제 검출 여부 확인, 친환경 브랜드 구매, 다른 식품으로 대체 등의 소비 행태가 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응답자중 13.3%는 여전히 일상 회복이 안 되었다고 응답했는데 이들은 20-30대, 40-50대의 여성들,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위험인식이 높고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고 하는 정보 미충족도가 높은 사람들이 주를 이뤘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유명순 교수는 “긴급한 상황 발생 시 위해 요소들에 대해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은 두려움, 분노 등 1차적 반응으로서의 감정 자체야 다른 위기 상황에 비해 다변성이 그리 크지 않지만 위해요소 별로 그런 감정들을 야기하는 상황적 요인들은 각양각색일 것”이라며 “이번 조사는 국민들의 정서적 반응을 야기하는 위해요소 고유의 혹은 상황 속성을 파악한 유익한 사례로 이런 위해요소의 속성 파악은 향후 국민들의 감정 촉발의 크기를 고려한 정부의 위기 대응 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제공 : 보건대학원(02-880-2741)